최근 자립준비청년(자립청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위한 지원 등이 쏟아지고 있다. 일시적인 재정지원을 넘어 건강한 자립을 돕는 근본적 방안이 필요한 가운데 자립청년뿐 아니라 몇 년 뒤면 보육원을 퇴소할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활동하는 움직임이 있다.
사단법인 야나(yana·You Are Not Alone)는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을 못 받고 마땅히 누릴 권리를 못 누리는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베이비박스 한국입양선교회 강남드림빌 선한울타리 등 18개 기관과 협약을 맺고 위탁·입양 가정과 시설 지원 등의 사역, 자립청년 및 한부모 사역 등을 한다. 최근 야나의 홍보대사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는 배우 신애라씨를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사무실에서 만났다.
‘일대일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인터뷰에서는 유독 ‘일대일 사랑’ ‘일대일 관심’이라는 표현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신씨는 “최근 자립청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자립청년의 진정한 자립을 위해서는 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일대일 사랑을 받도록 제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님이 일대일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을 돕는 일을 원하신다는 걸 느낀다”며 “더 많은 교회가 이들의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
일대일 돌봄을 못 받는 아이들을 위한 지원 활동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었다. 특히 어린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그는 1995년 결혼 후 남편인 배우 차인표씨의 군 복무 기간 여유가 있을 때마다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재방문한 보육원에서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 이들이 있었어요. 보육원을 퇴소한 이들이 밖에서 어떻게 생활할지 염려가 됐어요. 가슴이 아팠죠.”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 홍보대사로도 활동하는 그는 제3세계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국내에서 일대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났다고 했다. 마음 한켠에는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그는 2014년 삼남매와 함께 떠난 5년6개월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2019년 귀국했다. 이후 이전부터 마음속으로 생각한 일들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 2021년 초 지인들과 일대일 사랑이 필요한 아동을 돕고자 임의단체인 ‘엔젤트웰브(Angel 12)’를 자연스럽게 결성하게 됐다. 신씨는 지인들과 매주 줌으로 만나 이들을 어떻게 도울지 논의하고 기도하며 매달 일정금액을 모았다.
그러다 야나와 연결됐다. 미국 뉴저지주 참빛교회 황주 목사를 통해 엔젤트웰브는 야나와 자연스럽게 연합하게 됐다. 한국에서는 2017년 ‘야나코리아’가 설립됐으나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신씨는 동역자들과 함께 야나가 체계적인 사역을 하도록 동참했다. 야나코리아는 지난해 사단법인 야나로 승인받았다. 그는 “저는 (하나님의 뜻에) 그저 순종한 것밖에 없는데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며 큰 기쁨을 누린다. 저를 이 일에 동참시켜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일대일 사랑’이면 충분
신씨가 만난 보육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보육원에는 후천적 ‘경계성 지능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았다. 지능지수(IQ) 71~84에 해당하는 이들은 인지기능의 미세한 결함으로 학습능력 어휘력 인지능력 이해력 대인관계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는 “후천적 장애는 일대일 접촉과 사랑을 받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어린 시절에 일반 가정과 연계돼 일대일 사랑을 충분히 받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야나는 서울 순전한교회, 성남 만나교회, 하남 청연교회를 지역 보육원과 매칭해 보육원 사역을 시작했다. 교회들은 성도와 보육원 아동이 함께하는 ‘일대일 나들이 봉사’, 아동 치료(상담심리 등) 인솔, 학습 봉사 등 일대일 매칭 사역을 펼친다.
“3개 교회에서 보육원 사역을 시작했는데 확실히 체계적으로 하시더라고요. ‘교회가 답’임을 느꼈습니다. 이 봉사는 일대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향한 안된 마음에 한두 번 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지속해서 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고아 같은 우리를 그분의 자녀로 입양해 돌봐주시잖아요. 그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더 많은 교회가 일대일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나서주셨으면 합니다. 이들의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주세요.”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