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놓친 MS, 챗GPT 손 잡았다… ‘빙’에 챗GPT 기본 탑재

입력 2023-05-25 04:08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린 빌드 행사에 참석해 챗GPT에 빙을 기본 검색환경으로 탑재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MS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 엔진 ‘빙’에 챗GPT가 기본 탑재된다. 삼성전자를 아쉽게 놓친 MS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주자인 챗GPT와 손을 잡으면서 검색 시장에서 반격 채비를 갖췄다. MS는 윈도11에 AI 비서를 도입하는 등 AI 시대 선점에 전력투구 중이다.

MS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연례 개발자 회의 ‘빌드’를 열고 챗GPT에서 빙을 기본 검색환경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월 20달러를 내는 ‘챗GPT 플러스’ 가입자는 플러그인 활성화를 통해 바로 이 기능을 쓸 수 있다.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버전도 조만간 출시한다.

챗GPT는 두 달 만에 사용자 1억명을 돌파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검색 시장에서 구글에 크게 뒤진 MS가 챗GPT라는 막강한 파트너를 이용해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챗GPT는 ‘2021년까지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해 최신 정보에 약점을 지닌다. 그동안 플러스 가입자에만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하지만 빙을 통해 최신 정보에 접속하게 되면서 무료 사용자에게도 정확도를 높인 정보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MS는 윈도11에 AI 비서 ‘코파일럿’(Copilot)을 탑재하기로 했다. 부조종사라는 뜻을 지닌 코파일럿은 이용자를 도와주는 MS의 AI 서비스다. MS는 앞서 웹 브라우저 엣지, 사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 직원 경험 플랫폼 비바 등에 코파일럿을 적용했다. MS는 AI 서비스 브랜드를 코파일럿으로 일원화해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윈도 코파일럿은 PC 플랫폼으로는 최초의 중앙 집중형 AI 비서 서비스다. PC에서 하는 각종 작업을 AI가 도와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준다. 윈도 코파일럿은 윈도11에 통합돼 모든 앱을 실행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외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고 싶을 때 현지시간을 묻거나,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항공편이나 숙박시설을 찾아봐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작업을 하는 와중에 PDF 문서를 끌고 와서 요약해 달라고 요청하면 간략하게 정리해준다. 윈도 코파일럿은 다음 달에 시범 서비스 형태로 배포될 예정이다. MS의 윈도 및 디바이스 책임자인 파노스 파나이는 “윈도 코파일럿은 한 번 열면 개인비서 역할을 한다. 빙 챗봇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질문부터 복잡한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MS는 ‘플러그인 생태계’ 확대에도 나선다. MS는 오픈AI에서 챗GPT용으로 도입한 것과 동일한 개방형 플러그인 표준을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개발자들은 하나의 플랫폼을 사용해 챗GPT, 빙, 코파일럿, 마이크로소프트 365 등에서 작동하는 플러그인을 구축할 수 있다. 오픈테이블이 챗GPT용 플러그인을 만들었는데, 이를 MS의 모든 서비스에서도 똑같이 쓸 수 있는 것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