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달래는 집주인들… 전세 감액갱신 평균 1억 내렸다

입력 2023-05-25 04:03
권현구 기자

올해 금액을 낮춰 갱신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계약의 보증금이 평균 1억원 가까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감액갱신을 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의 평균 보증금이 4억4755만원으로 종전 5억4166만원에서 9411만원 낮아졌다고 24일 밝혔다.

지역별 감액폭은 서울 1억1803만원(6억9786만원→5억7983만원), 경기 8027만원(4억5746만원→3억7719만원), 인천 7045만원(3억4992만원→2억7947만원) 순이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 중 감액갱신 계약은 1만6275건이었다. 이 가운데 69.4%인 1만1301건의 보증금 인하폭이 1억원 이내였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과 경기 성남 분당, 하남 등 일부 지역 대형 면적에서 보증금을 3억원 넘게 낮춘 거래가 나타나면서 평균 감액폭이 커졌다.

보증금만 비교하면 금액을 깎더라도 기존 전세를 갱신하기보다 새 전셋집으로 갈아타는 게 나은 상황이다. 올해 1~5월 수도권에서 같은 아파트, 동일 면적 전세로 감액갱신과 신규 계약이 각각 1건 이상 체결된 사례는 7271건이다. 최고가 기준 신규 계약 보증금이 갱신 보증금보다 낮은 경우가 4172건으로 57%였다.

올해 갱신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의 평균 보증금은 4억5320만원이었다. 종전(5억4644만원)보다 9224만원 하락했다. 이들 아파트 신규 전세계약 보증금은 4억3731만원으로 갱신 계약보다 1589만원 낮았다. 서울은 갱신 5억8889만원, 신규 5억6743만원으로 역시 새 전셋집을 계약하는 편이 2146만원 쌌다. 종전 보증금은 7억536만원이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갱신계약이 이어진 건 이사비, 중개보수 등 전셋집 이동에 드는 추가 비용을 감안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전셋값 하락폭이 둔화되고 반등 단지도 나타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갱신과 신규 계약 사이에서 고민하는 임차인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