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함께”… 기업들, 불황에도 기부금 안줄였다

입력 2023-05-25 19:02

지난해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기부금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기부금액을 공시한 코스피 상장기업의 연도별 기부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에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전년 대비 47.4% 증가했다. 코스피 570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2021년 108조1909억원에서 지난해 69조3077억원으로 35.9% 감소했다. 반면, 기부금은 2021년 1조2602억에서 지난해 1조1883억원으로 5.7% 주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이 내려앉으면서 기부금 자체를 쪼그라들었지만, 기부금을 크게 줄이지 않은 것이다. 전경련은 “기부금은 이익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금액보다 영업이익 대비 비중이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기업들은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MZ세대 절반 이상(50.3%)은 기업의 기부 활동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의 최근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기부금을 전달하는 걸 벗어나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한다. 삼성전자는 이달에 ‘나눔의 달’ 캠페인을 벌이면서 지난 2일부터 나눔키오스크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임직원이 사원증을 키오스크에 대면 1000원씩 기부하는 방식이다. 지난 17일 오후 5시 기준으로 1억587만원을 기록하며 보름 만에 목표액 1억원을 넘겼다. 나눔 키오스크는 2015년 경북 구미시 스마트시티에서 시작됐다. 현재 국내 35대, 해외 24대 등 총 59대의 나눔키오스크를 운영 중이다. 8년간 국내 나눔키오스크로 모금한 기부금 26억4000만원은 아동 580명에게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임직원 기부로 행복나눔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누적 금액 300억원을 넘어섰다. 행복나눔기금은 구성원의 자발적 기부금과 회사에서 동일한 금액을 더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만든다. 2011년 구성원 참여로 모은 9억원을 시작으로 후원액은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누적 300억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