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24분 운명의 시간… ‘첫 손님’ 위성 품고 지구 밖으로

입력 2023-05-24 04:08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3차 발사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 누리호 발사대 발사대에서 기립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4일 저녁 세 번째 우주 비행에 나선다. 첫 실전이기도 하다. 실용위성 8기를 싣고 우주 궤도로 오르는 이번 3차 발사에 성공하면 누리호는 명실상부한 ‘우주화물선’으로 신뢰성을 입증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관계자는 23일 “앞선 두 차례 발사 경험도 있어 (발사 하루 전 준비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20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종합조립동에서 누리호 전용 발사대로 만들어진 제2 발사대로 향했다. 이동 중 파손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1.8㎞에 불과한 거리를 1시간34분 동안 이동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3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의 발사체조립동에서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오전 8시54분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기립 장치인 ‘이렉터’에 실려 수직으로 세워졌다. 기립 및 고정 작업은 오전 11시33분 마무리됐다. 누리호 하부는 4개의 고리가 달린 지상고정장치로 단단히 고정됐다. 지상고정장치는 발사 직후 누리호를 붙잡고 있다가 1단 엔진이 최대 추력에 도달하면 놓아주는 장치다.

오후에는 우뚝 선 누리호를 엄빌리컬(umbilical·탯줄) 타워와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엄빌리컬 타워는 높이 48m의 초록색 철골구조물로 발사체에 전원을 공급하고 추진제(연료·산화제)를 공급하는 장비다. 엄빌리컬 연결 작업 이후 추진제가 새지 않는지 확인하는 기밀작업이 이뤄졌다. 누리호에 실제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작업은 발사 당일 진행된다.

‘발사 D-1’ 작업은 오후 9시 14분 종료됐다. 당초 오후 7시 종료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내린 소나기로 2시간가량 늦어졌다. 작업 종료 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발사 준비작업 및 당일 기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발사 당일인 24일은 추진제와 전기 계통을 중심으로 점검이 이뤄진다. 발사관리위는 누리호 추진제 충전 여부를 결정하고 기술적 준비상황과 기상상황, 우주 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해 발사 시각을 최종 결정한다. 추진제 주입이 완료되고 점검이 마무리되면 발사 10분 전부터 발사자동운용(PLO)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항우연이 계획한 발사 시간은 24일 오후 6시24분이다. 당일 상황에 따라 앞뒤로 30분 정도 조정될 수 있다.

날씨는 누리호 발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24일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는 제주도 남쪽해상에서 북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대체로 맑겠으나, 가끔 구름이 많이 낄 것”이라며 “바람도 초속 1~4m로 잔잔하겠다”고 예보했다(23일 오후 4시 예보 기준). 누리호는 비나 구름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누리호의 궤도를 바꿀 수 있는 바람은 변수가 된다. 지상풍의 경우 평균 풍속이 초속 15m,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21m를 넘을 경우 발사를 연기하게 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