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한국차 쾌속 질주… 소비재 교역 늘려야”

입력 2023-05-24 04:02

한국무역협회와 대만의 대표 경제단체들이 경제협력 강화 및 무역 확대를 위해 손을 잡았다. 대만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인기를 끌고, 대만을 방문하는 관광객 순위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두 나라의 교류·협력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무역협회는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상업총회·공업총회와 ‘경제·무역협력 의향서’(MOU)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사진). 1946년 설립된 상업총회는 대만 내 최대 상업단체 조직이자 핵심 경제단체 중 하나다. 무역·도소매·유통·금융 등의 분야에서 회원사만 160만곳에 달한다. 공업총회는 반도체·자동차·철강·에너지 등 대만 최대 공업 분야 경제단체다. 157개 단체와 11만개 기업이 소속돼 있다.

양측은 글로벌 무역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한국과 대만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과 대만의 전체 교역에서 소비재 교역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소비재 교역을 확장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소비재 교역 비중은 미국 21.4%, 중국 8.4%, 일본 7.5% 등이다. 한국과 대만은 그간 자본재·중간재 교역에 치중해 왔다. 대만 공업총회 린밍루 부이사장은 “대만과 한국은 산업구조가 유사해 협력보다 경쟁에 치중해온 면이 있지만, 앞으로 산업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전기차·자율주행차와 대만 정보통신(IT) 기술력의 결합 가능성도 거론됐다. 대만 차량공회 우즈쿠이 부비서장은 “과거 1~2%였던 현대차·기아의 대만 시장 점유율이 최근 5%를 넘어서는 등 한국산 자동차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자동차 업계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정 부회장은 “대만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용 반도체 경쟁력을 갖춘다면 서로 협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미래차 분야에서도 협력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양민철 기자, 타이베이=김혜원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