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초기에 합류했다 최근 사의를 표한 김성문 인권수사정책관(부장검사)이 “내부 비판을 외면하고 기존 업무 점검과 평가를 하지 않는 조직은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수처 수뇌부를 비판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사직 인사글에서 “공수처 근무기간은 공직생활 중 몸은 가장 편했던 반면 마음은 가장 불편한 시기였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공수처 부임 이후 사건사무규칙 제정부터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 정립, 비판적 언론과 국회를 보는 시각과 대응 방향 등을 두고 법원 출신 간부들과는 다른 의견을 개진해왔다”고 했다. 검사 경력의 김 부장검사가 판사 출신인 김진욱 처장, 여운국 차장과 그간 내부 갈등 내지 이견이 잦았다는 말로 풀이된다.
김 부장검사는 “‘공수처는 수사기관의 컨트롤타워다’ ‘검찰이 일부 언론과 짜고 공수처를 죽이려 한다’ 등 말이 수시로 오가는 간부회의에서 저의 다른 의견이 받아들여 질 여지는 많지 않았다”며 “다른 기관을 무시 또는 적대시하는 듯한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 검사·수사관들이 잇달아 사직 의사를 밝히던 2022년 여름경 진솔한 토론을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했지만, 오히려 ‘사직하는 사람이 무책임하다’는 취지로 비난하는 말이 들렸다”고 언급했다. “그 무렵부터 사직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 부장검사는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공직자는 사적 자리에서도 언행을 신중하게 해야 하고, 비판적 보도가 있다면 먼저 자신의 언행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며 윗선을 거듭 겨눴다.
그는 부산지검 외사부장, 서울서부지검 공판부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2021년 공수처 출범과 함께 임용돼 ‘공수처 1기’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인권수사정책관으로 발령되면서 공수처 안팎에서 “수뇌부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