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비유] <11> 밭의 보물과 값진 진주

입력 2023-05-23 03:05
숨겨진 보화의 비유/렘브란트 作/1630년

천국은 무엇과 같을까
천국은 밭에 숨겨놓은 보물 같구나
밭에서 보물을 발견한 그 사람
그 큰 기쁨을 어찌 말로 다 하랴

그 사람은 그 보물을 밭에 숨겨놓고
자기의 소유를 모두 팔아
그 밭을 자기 것으로 삼으니
그 보물도 그 사람 것이 되는구나

천국은 무엇과 같을까
좋은 진주를 애써 찾는 상인과 같구나
그가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면
그 큰 기쁨을 어찌 말로 다 하랴

그 사람은 그 진주를 갖기 위해
자기의 소유를 모두 팔아
그 진주를 자기 것으로 삼으니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구나

<해설> 마태복음에만 소개된 밭에 감춰진 보물(마 13:44)과 극히 값진 진주를 찾는 상인의 비유다.(마 13:45~46) 두 비유를 통해 예수님이 가르치고자 하신 바는 분명하다. 천국은 이 세상의 다른 모든 것에 앞서 우리가 가장 힘써 추구해야 할 최고의 우선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후일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에 비하면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는 한낱 배설물에 불과할 뿐이라고 고백했다.(빌 3:7~9). 고대의 유대 사회는 오늘날의 은행과 같은 재물을 맡길 만한 공식 기관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값진 것들을 땅에 감춰 두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밭에 감춰진 보물 비유는 이런 시대적 배경이 있다. 그리고 '극히 값진 진주 하나'에서는 세상의 모든 진주 가운데서 오직 하나뿐인, 아주 값지고 고급스러운 진주를 찾는 상인이 천국과 같다고 하신 점에 착안해야 한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