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을 앞둔 원로목사의 목회를 조명하며 개혁과 연합정신 등 한국교회의 과제를 논의한 포럼이 열렸다.
웨이크사이버신학원과 국제독립교회연합회(총회장 정인찬 목사)는 22일 서울 동작구 CTS 아트홀에서 ‘교회사로 보는 박조준 목사의 설교와 목회 신학’을 주제로 제2회 웨이크신학포럼을 개최했다.
한국교회사의 산증인인 박조준(89) 원로목사는 40년 넘는 목회 활동을 통해 교회 개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교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줬다. 이북 출신으로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한 그는 전쟁으로 상처 입고 가난에 시달린 성도들을 위로하며 영적으로 돌봤다. 1960년 서울 영은교회 초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교회를 성장시켰다. 1966년 만 31세 젊은 나이로 한경직 목사 후임이자 영락교회 부목사로 청빙받아 1973년부터 84년까지 위임목사로 목회하며 교회를 크게 성장시켰다.
교회가 안정기에 접어들 때마다 새로운 사역지에서 목회 활동을 이어갔다. 1985년 갈보리교회를 개척한 뒤 18년 동안 사역을 이어가다 68세 나이로 조기 은퇴했다. 서슬 퍼런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도 강단에서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했던 그는 1998년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를 설립해 교회 개혁을 시작하려 했으나 연합회의 불법적인 운영으로 결별했다. 이어 2013년 국제독립교회연합회를 새롭게 설립하고 기존 ‘교단 정치’의 폐해에도 맞서는 한편, 교회 독립성과 목회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정치색 없는 교회와 교회 정치를 이끌었다.
총신대 총장을 지낸 정일웅 박사는 박 목사에 대해 “북한의 종교적 핍박으로 신앙의 자유를 찾아 이주한 타향에서 온갖 시련 가운데서도 인내하며 복음 사역에 선구적 역할을 감당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 박사는 “2000년대에 이르러 한국교회의 목회자 대부분은 자본주의적인 경쟁력을 그리스도의 복음과 일치한 것으로 오해했다. 이런 이유로 교회의 수적 성장에 매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쟁에 몰두해 사역을 사유화하는 등의 이기적인 목회 태도는 사회로부터 한국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불신을 끌어냈다”고 말하며 교회개혁과 교회연합 정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박조준 목사의 목회 사역과 한국 교회사’를 주제로 발제한 박응규 아신대 역사신학과 교수는 박 목사의 교회론을 인용하면서 “교회가 타락하면 사회가 타락하기에 교회는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야 한다. 교회가 바로 서려면 목사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 나부터, 우리 교회부터 먼저 개혁하자”고 권면했다.
글·사진=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