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견제에 밀착하는 중·러… 안보 회담·러 총리 방중

입력 2023-05-23 04:08

중국과 러시아가 주요 7개국(G7)의 전방위적 압박에 맞서 초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국 간 고위급 안보회담이 22일(현지시간) 개최된 데 이어 23일 러시아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는 서방의 제재를 받는 자국 인사들을 이끌고 방중한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위 서기는 이날 중국 천원칭 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와 안보회담을 하고 “중국과 관계를 심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러시아의 전략적 노선”이라며 “러시아는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보안국장을 지낸 파트루셰프 서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 그룹에서 가장 강경한 성향을 지닌 인물로 알려져 있다. 국가안전부장 출신이자 중국 공안 분야 사령탑인 천원칭 서기는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정치국원으로 승격하면서 공안과 사법,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현 자리에 올랐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안보회담은 매년 러시아나 중국에서 개최되는 연례 회의지만 양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경제·정치·군사적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3일에는 미슈스틴 총리가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방중 러시아 대표단에는 헤르만 그레프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 최고경영자(CEO)와 미하일 오세예프스키 통신업체 로스텔콤 CEO, 러시아 최고 부호인 와일드베리 창업자 테타냐 바칼축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서방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인물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중국은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일방적인 제재와 장기 사법권에 지속해 반대해 왔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서방의 제재 수위가 높아질수록 교류를 확대했다. 러시아는 최근 중국이 다음 달부터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중계항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양국은 올해 초 중국과 극동 경로를 활용한 가스 공급 협정을 체결했고 현재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연간 500억㎥ 상당의 가스를 공급하는 ‘시베리아의힘-2’ 가스관 건설도 논의 중이다. 미슈스틴 총리의 이번 방중에 알렉산드르 노바크 에너지 담당 부총리가 동행한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