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팀장급 직원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밤샘 근무를 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평소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내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9일 한강에서 LG 계열사 팀장급인 4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다.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팀장으로 승진한 뒤 업무 부담 과중으로 힘들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의 회사 동료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물에 빠지는 장면이 CCTV에 담기지 않았다”며 “실족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직장인 온라인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A씨가 생전 과도한 업무 지시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자신을 A씨의 친구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19일) 새벽 3시에 같이 일하던 직원을 두고 밖에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고 오전에 발견됐다”며 “위에서 압박이 어마어마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A씨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과도한 업무량과 밤샘 근무에 시달렸다는 주장도 나온다. 블라인드에는 A씨가 일하던 건물의 다른 층에서도 최근 한 임원이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글도 올라왔다.
경찰은 A씨 사망을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의 동료와 상급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도 사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회사나 동료, 유족 등을 통해 접수된 사안은 없다”면서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정신영 조민아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