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앞두고 미·일 정상회담… 중국 염두 “첨단기술 협력 강화”

입력 2023-05-19 04:04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일본 총리가 1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히로시마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회담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안보·경제 협력 강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논의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8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최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양국의 발표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첨단기술 획득에 대항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기시다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일 관계는 안보에만 머물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강고한 협력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양국 간 안보, 기술협력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AI와 반도체, 에너지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분야와 인재 육성에서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쯤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에 있는 미군 이와쿠니기지에 전용기를 타고 도착했다. 이후 헬리콥터를 타고 히로시마로 이동, 시내 한 호텔에서 오후 6시부터 기시다 총리와 만나 70여분간 회담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에서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며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의 비약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히로시마에서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제조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일본 정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기술 혁신·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돕는 ‘글로벌 스타트업 캠퍼스’를 도쿄 도심에 설립하기 위해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일본에 진출한 미국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원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최첨단 기술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일본 정부의 참여와 투자 확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규탄하고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는 점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최근 역사에서 가장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했다”며 “미국과 일본은 자랑스럽게도 이에 함께 맞서고 있다. 러시아가 저지른 침략행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을 둘러싼 여러 과제에도 긴밀하게 협력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두 정상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며 대만 해협을 둘러싼 양안(兩岸) 갈등의 평화적 해결도 촉구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