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이라는 ‘리더십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호남·청년 민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 것으로 사태를 수습하면서 당의 핵심 지지층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앞장서 망언을 쏟아내며 국민과 광주시민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았다”며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망언을 일삼은 정부·여당 측 인사들에 대한 엄정한 조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2년 연속 총출동하며 호남 공략에 공을 들이자, 여당 인사들의 망언 문제를 꺼내며 ‘텃밭 민심’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에는 광주의 2030 청년 정치인들과 함께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한 뒤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과 2030세대가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하는 흐름을 보이자, 이들을 다시 붙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청년 정치인들은 “광주는 민주당의 우세 지역이지만 청년들의 민심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2030에 더 신경 써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민심 변화에 민감한 호남의 청년 정치인들이 당이 귀담아들을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며 “이 대표도 경청하고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줬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18일 오후엔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위문했다. 양 할머니는 “참말로 우리나라가 우리 마음대로도 못하고 왜 이렇게 (끌려다니는지) 마음이 아프다”면서 “마음은 싸우고 싶고, ‘네 이놈들, 네가 사람이냐’ 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빨리 회복하셔서 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야단 쳐주시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병문안을 마친 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강제동원 해법 대신, 지금까지와는 다른 합리적 방법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외교부 직원들이 강제동원 피해자를 예고 없이 찾아 논란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목적이 있어 보인다. 피해자들의 입장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광주=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