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선교인 교회… 온 성도, 기도·훈련으로 전방위 사역

입력 2023-05-22 03:05
문대원 대구동신교회 목사가 최근 교회 목양실에서 교회의 50년 선교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동신교회 제공

지난달 1일 대구시 수성구 교학로 대구동신교회(문대원 목사)에서는 ‘온 성도가 함께하는 선교대회’가 열렸다. 선교사가 선교지로 파송 받아 나가는 여정을 경험하는 ‘더 저니(The Journey)’, 선교지 현지 옷을 입고 추억을 남기는 ‘열방 사진관’, 선교지 물품을 구매하는 ‘열방 상점’ 등 선교지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선교 부스가 운영됐다.

선교를 의무나 희생이 아닌 일상 가운데 기쁨으로 참여하는 축제로 인식하도록 마련된 행사였다. 교회는 지난 3월 말부터 닷새간 이 행사 등을 진행하며 ‘선교 50주년 기념 축제’를 성료했다.

지난 3월 말 교회에서 열린 '선교 50주년 특별집회'에서 선교사들이 함께 기도하는 모습. 대구동신교회 제공

선교적 교회의 원동력은 ‘기도’

문대원(43) 목사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서울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 50년간 열방을 품고 기도하며 헌신한 믿음의 유산을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이 과정에서 ‘선교적 스피릿(영성)’을 청년과 다음세대로 전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파송 선교사들이 사역 국가의 전통의상을 입고 각국의 언어로 찬양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를 부를 때 온 성도가 은혜와 감격을 누렸다고 했다.

교회는 1973년 대구동신세계선교회를 창립한 뒤 국내외 많은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적 교회’다. 온 성도가 선교에 참여하도록 기도와 훈련 등 전방위적인 선교 사역을 펼친다.

교회 원로목사인 김창렴·권성수 목사는 선교에 헌신된 이들로 일찌감치 세계 선교를 위한 기도와 선교 참여를 강조했다. 인터넷이 상용화되기 전에는 주일 저녁예배와 수요예배 때 선교사들의 기도편지를 함께 읽으며 선교사와 선교지를 위해 기도했다.

교회 선교회, 35가정 파송·후원

문 목사는 “교회에 선교적 DNA가 있어서 유치부 어린이부터 은퇴 장로님, 권사님까지 선교사님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는 전통이 있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매주 금요일 저녁 ‘기도 폭풍 집회’를 갖는데 매월 첫째 주 기도회는 선교 헌신에배로 드린다. 선교학자이면서 동아프리카 부룬디 선교사 출신인 문 목사가 선교에 대한 메시지를 선포하고 다양한 선교 전문가와 선교사의 강의를 듣는다.

창립 이후부터 열방에 선교사를 파송한 대구동신세계선교회는 현재 35가정을 파송 선교사로 후원하고 있다. 2010년 이후 국내외 선교단체들과 긴밀하게 동역하며 파송교회 없이 현장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을 추천받아 공동파송 선교사로 허입했다. 2014년부터 부룬디에서 사역한 문 목사는 2017년 교회 선교사로 파송 받았다.

'온 성도가 함께하는 선교대회' 현장. 대구동신교회 제공

선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에 소속된 총회세계선교회(GMS)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초기 파송 선교사인 고 김활영 선교사는 GMS의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문 목사는 “GMS가 조직 구조와 훈련 과정을 정립할 때 대구동신세계선교회의 모델을 상당 부분 참고할 정도로 체계적인 조직과 훈련 프로그램을 갖췄다”고 말했다.

미자립교회도 80곳 지원

선교 사역의 또 다른 핵심축은 교육 훈련이다. 교회는 89년 평신도선교훈련원을 설립해 매년 100여명의 성도들에게 선교에 대한 체계적 훈련을 제공한다. 지역단기선교훈련과정(LMTC)은 반드시 단기선교를 다녀와야 수료할 수 있으므로 선교 훈련과 현장 경험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7년부터 한국WEC국제선교회와 매년 ‘센더스쿨’을 진행해 ‘보내는 선교사’로서의 부르심을 훈련한다. 또 국내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선교를 소개하는 ‘유동선교 훈련’도 실시한다.

문 목사는 “이런 훈련을 받은 교회 평신도 리더들이 한국해외선교회개척선교회(GMP), WEC 등 선교단체에서 중요한 리더십으로 섬긴다”며 “‘국내외 선교단체의 대구 지부는 대구동신교회 성도들이 섬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하며 미소를 띠었다.

선교하려면 재정적인 헌신도 필요하다. 선교회는 설립 초기부터 재정적인 독립성을 가지고 운영됐다. 교회는 매년 12월을 선교 주일로 드리는데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성도가 1년간 선교 헌금을 작정하는 시간을 갖는다. 문 목사는 “몇몇 성도들은 월 200만원의 선교 헌금을 드리며 선교사 한 가정을 책임지고 후원한다”며 “교회는 어떤 경우에도 선교회 예산을 삭감하지 않고 최우선으로 집행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교회는 19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선교 사역을 멈추지 않고 이어왔다. 해외 선교 외에도 국내의 미래자립교회를 80곳 선정해 매월 지원하고 국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주민 사역도 역동적으로 펼친다.

이 교회가 선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 목사에 따르면 선교의 원동력은 성령이 역사하시는 예배에서 비롯됐다.

“특히 성도들이 금요기도회에서 세계 선교를 위해 뜨겁게 기도하며 하나님 나라의 거시적 비전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체험한 성도들은 결국 넘치는 열정과 소망으로 주님을 위해 헌신하길 원합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