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광주에 총출동해 ‘호남 민심 구애’에 당력을 쏟았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으로 악화된 호남 민심을 다잡으면서 총선을 11개월 앞두고 ‘서진(西進) 정책’ 불씨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월 정신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역사이자 자산”이라며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월 정신을 계승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국민의힘은 ‘약무호남 시무국민의힘’이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호남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순신 장군의 유고집 ‘이충무공전서’에 등장하는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를 인용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어 “오월 정신 앞에 정치가 있을 수 없다”며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의 정치적 전유물로 여겨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최고위원의 설화를 염두에 둔 듯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광주·호남의 숙원 사업 해결을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지역 발전의 에너지로 삼고 위대한 광주시민과 함께 광주를 새로운 미래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광주시가 협력해 미래차 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높이고 도심 내 미래차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할 혁신 거점 도시도 조성해 인프라·세제·금융 등 전방위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도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긍정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광주·전남 청년 11명과 오찬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원인 이영철(28)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와 안 어울리는 민주당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씨는 “광주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민주당이 긴장하고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게 느껴지더라. 광주 발전을 위해 (양당이) 정치 잘하기 경쟁을 하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지 기자, 광주=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