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구약학자 월터 브루그만의 ‘예언자적 상상력’은 현대 신학의 고전이다. 1978년 초판이 나왔고 2000년 개정판에 이어 이번엔 출간 40주년 기념판이다. 미국 컬럼비아신학교 명예교수인 브루그만은 예언자를 단지 미래를 점치는 자 혹은 사회적 저항가로 보지 않는다. 인간 정신을 획일화하고 노예화하는 전체주의에 대항해 공동체의 근원적 변화를 촉발하는 사람을 예언자로 정의한다.
모세 예레미야 등 구약의 예언자와 그들의 총합이자 그 이상인 나사렛 예수의 예언자적 상상력을 박진감 넘치는 문체로 서술한다. 브루그만 교수는 모세의 대안공동체부터 분석하며 오늘날 지구촌이 몸살을 앓는 자본주의 소비문화를 떠올리고 이를 히브리 노예들을 압제한 이집트 파라오의 억압 체제와 견준다. 예언자적 목회는 바로 이 지점, 지배 문화가 이뤄놓은 모든 가상 현실에 맞서 성경에 따른 생명과 희망의 공동체를 일구는 사역임을 강조한다. 김회권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해제를 통해 “한국 사회도 예언자적 목회 사역을 애타게 갈망하고 있다”면서 “하나님의 애통과 체휼의 목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