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에 웬 혹파리떼가…

입력 2023-05-17 04:04
연합뉴스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신축 아파트에서 날벌레의 일종인 혹파리가 출몰해 입주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6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A아파트 입주자 등에 따르면 전체 1820가구 규모의 A아파트에서는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창문틀, 화장대, 붙박이장 등에서 혹파리 알과 사체가 발견되고 있다(사진). 이에 지난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A아파트 입주자들뿐 아니라 같은 단지 내 오피스텔 입주자로부터도 해충 관련 하자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입주자 B씨는 “바닥에 깔려죽고 천장 여기저기 붙어있는 벌레들과 씨름한 지 한 달째”라며 “하자 접수도 밀려 있어 바로 방역도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입주자 C씨는 “얼마 전 붙박이장 등을 다 분해하고 짐까지 빼서 소독했는데 여전히 1∼2마리씩 눈에 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송도에서 혹파리가 무더기로 출몰한 것은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2008년 준공과 입주가 이뤄졌던 송도의 다른 아파트에서 혹파리 떼가 나와 당시 입주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혹파리는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서식하는 파리목 혹파리과 곤충이다. 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4∼6월쯤 출몰한다. 국내에서 자주 발견되는 혹파리는 곰팡이나 버섯을 먹는 균식성으로 붙박이장 등 가구 내부에 서식하다가 성충이 되면 틈을 통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A아파트 건설사는 현재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살충 성분이 깊숙이 침투하는 게 아니라면 원인이 되는 가구 자체를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A아파트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자 요청사항을 보면서 단계적으로 가구를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