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간 매스미디어의 한 축을 담당한 AM(중파방송) 라디오가 자동차에서 제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BMW와 폭스바겐, 일본의 마쓰다, 미국의 테슬라와 리비안 등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으로 생산하는 전기차 모델에 AM 라디오 기능을 넣지 않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미국 3대 자동차업체인 포드는 내연기관차까지 모든 차량에서 AM 라디오를 뺀다고 밝혔다.
이들이 AM 라디오를 없애는 첫 번째 이유는 전기차와 맞지 않아서다. 전기차 엔진은 AM 방송 전파를 교란해 수신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AM 방송을 듣는 청취자가 크게 줄었다는 것도 이유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면서 플랫폼으로서 라디오의 가치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품질이 낮고 유지비가 많이 드는 점도 이유다.
다만 AM 라디오가 역사적 가치를 지닌 만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대공황 당시 미국인의 어려움을 다정한 음성으로 위로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노변정담’, 역대 메이저리그 결승전 중계 등은 AM 라디오로 전해졌다. 미 정치권에서도 보수, 진보 모두 AM 라디오 제거에 반대하는 기류가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도요타, 혼다는 신차에서 AM 라디오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서도 AM 라디오는 점차 퇴출당하는 모습이다. MBC와 SBS는 지난해 11월부터 AM 라디오 송출을 중단한 뒤 이달 8일 공식 종료했다. MBC는 1961년 12월부터, SBS는 1991년 3월부터 AM 방송을 내보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