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에 휘말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탈당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향해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며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김 의원은 “지난 1주일 허위 사실에 기반한 언론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면서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고 단호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탈당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 12일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중 코인을 거래했다는 의혹에 대해 윤리감찰을 지시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출당이나 제명 조치가 내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탈당한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쇄신 의원총회’에서 “국정의 일부를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의 대표로서 안 그래도 어려운 민생고 속에 신음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우리 당 소속 국회의원이 그런 문제로 국민께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불철주야로 국민의 삶을 챙겼어야 될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챙기지 못했다는 점, 실망을 드린 점에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에선 탈당만으로는 사태 수습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김 의원이 탈당한다고 돌아선 청년들의 마음이 당장 돌아오겠냐”면서 “최소한 불출마 선언 정도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도 “지금 탈당하면 어차피 내년 총선은 날아간 것”이라며 “의원직을 던지고 수사를 받는 것이 본인도 살고 당도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서 “김남국은 상처받은 국민께 그 어떤 사과도 없이 오로지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만을 상대로 미안하다며 갈라치기 사과를 하고 탈당했다”면서 “민주당의 꼬리 자르기 꼼수는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대표는 “김 의원의 100억원대 코인 비리는 민주당의 무너진 도덕성을 액면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가난 코스프레’로 이 땅의 청년들을 기만해 온 김 의원을 의원직에서 당장 사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조만간 김 의원의 금융계좌 거래내역 추적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해 10~11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두 차례 기각됐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영장 기각으로 초기 수사 타이밍을 놓쳤는데,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어 추가 영장 청구 명분이 쌓인 상태”라고 말했다.
최승욱 정현수 나성원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