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 만에 국내서 구제역 발생… 방역당국·농가 ‘비상’

입력 2023-05-12 04:06
국내에서 4년 만에 구제역이 발생한 11일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의 한 한우 농장 앞에서 방역당국 관계자가 출입통제 안내판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청주의 한우 사육 농가 4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국내 구제역은 2019년 1월 충주와 경기 안성에서 발생한 이후로 4년4개월여 만이다.

충북도는 11일 오전 청주시 청원구의 한우 농가 3곳에서 의심 신고를 받고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에도 해당 농가에서 100여m 떨어진 다른 농가에서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역시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 방역 당국은 이들 농가 4곳에서 사육하는 500여마리를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할 계획이다. 또 농장 간 전파를 막기 위해 13일 0시까지 전국 우제류 농장과 축산관계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청주 한우농가 4곳에서 일제히 구제역이 발생하자 방역당국과 인근 우제류(소·돼지·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 농가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발생농장 반경 3㎞ 이내를 의미하는 방역대에는 232개 농장에서 소·돼지·염소 4만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우제류 농장은 6개월마다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한다. 소의 항체 형성률은 97.9%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도내 우제류 사육 농가는 지난해 하반기 백신 접종을 모두 마쳤고 올해 상반기 접종은 4월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진행 중이다. 다만 발생농장 중 2곳은 최근에 백신 접종을 했고 나머지 1곳은 아직 접종 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우제류 농가들은 초비상 상태다. 구제역 발생 농가 반경 3∼10㎞에는 한육우 565호, 돼지 38호, 염소 22호, 사슴 7호, 양 2호 등 634개 농장(10만여 마리)이 들어서 있다. 구제역 발생지가 축사 밀집 지역인 데다 발생 농장 2곳만 해도 사료 차량 등 10대가 드나들었고, 이들 차량이 전국적으로 329개 농장을 출입한 것으로 잠정 파악돼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충북도는 구제역 발생 농가에 초동방역팀을 긴급 투입해 사람과 가축 등의 이동을 통제하며 긴급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구제역 추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청주 인근의 보은, 괴산, 증평, 진천 등에 백신을 추가 접종하기로 했다. 유럽 4개국을 방문하고 이날 귀국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농림축산식품부는 관계부처,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긴급 행동지침에 따른 신속한 살처분, 출입통제, 검사·소독 등 초동방역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농식품부는 관련 기관과 지자체가 참석하는 긴급 방역 회의를 개최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