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한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H투자자문 대표 라덕연(42·사진)씨가 11일 구속 수감됐다. 라씨 신병이 확보되면서 주가조작 실체 규명과 공범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라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지난 9일 라씨를 체포한 뒤 10일 오후 11시30분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오전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법원에 출석한 라씨는 포승줄에 묶인 채 ‘시세조종 혐의를 인정하나’ ‘설립한 여러 법인은 자금세탁 용도인 것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라씨는 투자자들에게 휴대전화와 개인정보, 증권계좌 등을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거래 수법으로 삼천리·다우데이타·서울가스 등 여러 종목의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또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를 끌어모아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한 혐의, 투자와 무관한 법인을 통해 수익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해외 골프장을 사들이는 등 범죄수익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검찰은 라씨가 시세조종으로 2640억원을 벌어들였고, 이중 절반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챙긴 것으로 본다. 검찰은 구속된 그를 상대로 구체적인 주가조작 수법과 경위를 추궁하는 동시에 범행에 가담한 다른 공범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은 라씨 최측근 변모(40)씨와 프로콜퍼 출신의 안모(33)씨에 대해서도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변씨와 안씨는 라씨와 함께 이번 사건 ‘핵심 3인방’으로 지목돼 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11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