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 한국 성장률 전망 1.5%로 또다시 하향

입력 2023-05-12 04:07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올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드는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되지만 금융시장 불안 등은 변수로 꼽힌다.

KDI는 1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1.5%로 예측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정부, 한국은행 전망치인 1.6%보다 낮지만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전망치(1.5%)와는 같은 수준이다.

KDI는 지난해 5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제시했다. 이후 6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전망치를 0.5% 포인트 내린 1.8%로 수정했다. 지난 2월에도 이를 유지했다. 그러다 3개월 만에 전망치를 0.3% 포인트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는 2.3%를 제시했다.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것은 반도체 경기 부진 여파가 크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경기가 2001년 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심각하게 부진하다”고 말했다. KDI는 올해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7.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 전망치는 275억 달러에서 164억 달러로 40% 넘게 하향 조정됐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측치는 3.5%에서 3.4%로 낮춰 잡았다. 다만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전망치는 3.4%에서 3.5%로 올렸다.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 의미다. 내년 물가 상승률은 2.4%로 제시됐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 영향으로 올해 취업자 수는 기존 전망치(10만명)를 웃도는 27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나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 지속 여부 등을 성장세 둔화 요인으로 지목했다. 또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는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