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 맞은 키움증권… 김익래 사퇴 효과 글쎄

입력 2023-05-11 04:06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증권이 1분기 호실적에도 기를 못 펴고 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발 주가폭락 사태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사퇴했지만 등 돌린 개인투자자들의 불매운동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개미의 힘으로 성장한 리테일 1위 증권사다. 가장 큰 리스크는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 손실 우려보다도 불매운동이라는 분석도 있다.

10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767억원, 영업이익은 3889억원을 기록했는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5%, 82.4% 급증했다. 연초 2차전지를 중심으로 국내증시가 순항하며 나타난 결과다. 주식 거래대금이 급증하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만 1683억원에 달했다. 키움증권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30.6%다.


하지만 주가는 내려앉았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SG증권발 주가폭락 직전 다우데이타 주식 605억원 규모를 내다 판 김 회장의 기막힌 매도 시점이 논란이 되면서다. 이때부터 이달 4일까지 주가는 15% 하락했다. 김 회장이 사퇴한 4일 이후에도 키움증권 주가는 약보합이다. 키움의 기둥인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CFD 미수채권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지난 2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CFD 잔액은 5181억원으로, 교보증권(6131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손실 정산을 못 하는 CFD 투자자들이 늘어나면 최종 미수금은 중개한 증권사가 떠맡게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 중소형사에서 발생한 미수채권만 300억원 정도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CFD 거래액이 클수록 손실 위험도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