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년간 끊겼던 OECD ‘한국 노동생산성 통계’ 다시 나온다

입력 2023-05-11 04:04
국민일보DB

2015년을 끝으로 사라졌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시간당 노동 보상(Labour compensation per hour worked)’ 통계가 명맥을 잇게 됐다.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한 지적(국민일보 3월 6일자 16면 참조)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OECD에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소급 적용한 데이터를 모두 제공해 끊어진 시계열을 이을 수 있게끔 한 점이 눈에 띈다. 국내 통계조차 끊어진 시계열을 다시 잇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10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에서 제출받은 답변에 따르면 통계청은 조만간 OECD에 시간당 노동 보상 통계 산출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데이터 생성 방식은 이미 수립했고 현재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시간당 노동 보상 통계는 근로자 1명이 1시간에 생산해내는 부가가치, 즉 생산성을 살펴보는 지표다. OECD는 한국이 회원국에 가입한 이듬해인 1993년부터 이 통계 범주에 한국을 포함했다. 이후 23년간 매년 한국 통계가 생성되다가 2016년부터는 더 이상 통계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에서 통계 생성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기 시작한 탓이다. 현재 이 통계가 제공되지 않는 OECD 회원국은 한국을 포함해 4개국밖에 없다.


본보 보도 시점인 지난 3월만 해도 정부 부처 중 데이터 제공을 누가 했고 왜 중단했는지조차 아는 곳이 없었다. 이후 정부가 당시 상황을 점검한 결과 2017년에 근로시간 통계 작성 방법이 개편되면서 데이터 제공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터는 한국은행 국민계정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다시 제공하기로 한 데이터는 통계청이 생성하기로 했다. 통계청은 개편한 근로시간 통계 작성 방법으로도 제공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 고용부 사업체노동력조사의 월평균 근로 시간 통계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자 수 통계를 결합해 근로자 1인당 연간 월 근로시간을 산출해내는 방식을 신규로 정립했다. 이 데이터가 제공되면 OECD가 이를 토대로 시간당 노동 보상 통계를 생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끊어진 시계열도 복구된다. 통계청은 2016년 데이터까지 소급해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노동과 관련된 더 많은 통계들이 산출되고 제공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통계마저 사라지는 것은 문제”라며 “뒤늦게나마 시간당 노동 보상 통계가 다시 제공될 수 있도록 정비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