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對)중국 무역수지에 켜진 ‘빨간불’이 올해 내내 이어진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경쟁력’ 차이가 크게 좁혀지면서 3년 안에 한·중 기업의 기술 격차가 사라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중 수출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대중 수출 부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50.7%가 “올해 들어 중국 수출 위축과 부진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10일 밝혔다. 대중 수출이 올해 안에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란 응답은 84.3%에 달했다.
회복 시점도 멀다. ‘2~5년 이후’(40.0%)를 예상한 답변이 가장 많았다. ‘내년’(27.3%)이나 ‘예년 수준의 수출 회복은 어려울 것’(17.0%)이란 답도 이어졌다. 연내 회복 가능성을 예상하는 기업은 15.7%에 불과했다. 한국과 중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 격차는 ‘3년 이내’(38.7%)라는 평가도 나왔다. 두 나라의 기술 수준이 이미 비슷하다(36.6%)는 진단이 뒤를 이었다.
향후 5년간 한국과 중국 기업의 성장 속도를 묻는 질문에 ‘중국이 한국을 능가’(41.3%)나 ‘양국이 비슷할 것’(35.0%)이라는 답변도 많았다. 한국의 성장 속도가 중국을 넘어선다는 대답은 23.7%에 그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들이 중국의 기술력 향상에 따른 한국 제품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응답 기업 3곳 중 1곳은 중국의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으로 한국 제품과 중간재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선호도 감소를 절실하게 느낀다고 답했다. 중국을 대체할 수출시장으로는 아세안(37.3%), 인도(31.7%), 미국(12.7%), 중동(9%) 등을 꼽았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무역흑자 전환을 앞당길 단기 정책과 더불어 주력 제조업 고도화, 첨단산업 분야 투자 위험 분담 등 수출 산업 경쟁력을 쇄신할 구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