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0억원 코인’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인 9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민생 위기 속에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억울한 마음에 소명에만 집중하다 보니 사과가 늦어졌다고 했다. 그동안 김 의원은 많은 해명을 쏟아냈지만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여전히 남은 의문점이 있다.
우선 김 의원이 주식 수익금 전부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밝힌 시점 이후인 2021년 말에 예금이 10억원가량 늘어난 점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김 의원은 전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2021년 1월 LG디스플레이 주식 5만여주를 매도해 마련한 9억8000만원을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재산 공개에서 김 의원의 예금은 오히려 10억2400여만원 증가했다. 10억원 가까운 현금을 가상화폐에 투자하고도 현금 10억원이 늘어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8일 당 지도부와 만나 “가상화폐 가격이 올라 투자 원금인 9억8000여만원을 회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애초부터 가상화폐 수익금 10억원가량을 현금화한 것을 왜 공개하지 않았는지, 또 추가로 현금화한 수익금은 없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가상화폐 연결계좌 입출금 내역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출신인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이상거래로 탐지했다는 사실”이라며 “1000만원 이상의 현금이 계속 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큰 ‘위믹스’라는 가상화폐에 ‘몰빵’(한 종목에 전액 투자)한 것을 놓고 내부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위믹스 코인이 소위 말하는 김치코인, 잡코인”이라며 “그러니 ‘언제 깡통 찰지도 모르는데 저기에 10억원을 때려 박느냐.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건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2021년 7월 ‘가상화폐 과세유예 법안’ 발의에 참여한 것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물론 정의당도 6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보유한 김 의원이 당시 과세유예 법안을 공동발의한 것은 이해충돌에 해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민권익위원회는 김 의원의 법안 발의 참여가 이해충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 분출하고 있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서민의 아픔을 대변하겠다는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사적 이익을 얻기 위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코인을 사고팔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본질에서 벗어난 발언과 불충분한 해명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전 원내대표도 MBC라디오에서 “의정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코인 투자를 했다는 것에 대해 국민의 질타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승욱 박장군 신용일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