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모펀드 부실 판매 의혹’ 신한은행 압수수색

입력 2023-05-10 04:02
9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사모펀드를 부실 판매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연합뉴스

신한은행의 사모펀드 부실 판매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9일 신한은행 본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의 인적자원부 그룹, 자산관리 그룹, 투자상품서비스 본부 등에 수사관을 보내 사모펀드 운용 및 판매와 관련된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사모펀드인 ‘피델리스 펀드’를 운용·판매하는 과정에서 상품설명서에 펀드 수익구조에 대한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상품설명서로 고객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거나 극히 낮다’는 취지의 단정적 판단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피델리스 펀드는 싱가포르 무역회사의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코로나19 여파에 국제무역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지자 2021년 2월과 6월 만기일이 지나고도 상환이 중단됐다. 신한은행은 약 385명을 대상으로 모두 1800억원 규모의 피델리스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피델리스 펀드 투자자들은 “신한은행이 투자 대상과 수익구조, 글로벌 무역 금융회사의 보험 가입 여부, 판매회사의 지급보증 등 펀드 안전장치를 속여서 판매했다”며 펀드 운용사인 피델리스자산운용과 판매사인 신한은행을 서울경찰청에 고소·고발했다.

이에 따라 당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자산관리그룹장 등이 입건됐다. 지난 4일에는 피델리스자산운용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도 집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운용사와 판매사의 공모 여부, 실제 부실 판매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