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투신 생중계’ 이후 자살 관련 신고 30%↑

입력 2023-05-09 04:03
국민일보DB

서울 강남 여중생 투신 사건 이후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112신고 건수가 3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7∼24일 112에 접수된 서울시내 하루 평균 자살 관련 신고는 같은 달 1∼16일에 비해 30.1% 늘었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 접수된 청소년 자살 관련 신고도 23건이나 됐다.

지난달 16일 여중생 A양은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에서 만난 20대 남성과 극단적 선택을 논의한 후 투신했다. 이 장면은 SNS를 통해 그대로 생중계됐다. 사건 당시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이를 모방하는 것) 우려가 제기됐는데, 통계로도 확인된 셈이다.

지난 5일에는 우울증갤러리를 통해 만난 10대 여학생 2명이 한남대교 북단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과정을 SNS로 중계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제지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미성년자 자살 건수도 단기간 급증했다고 판단돼 청소년 자살 관련 신고 사안은 가용 경력을 최대한 동원, 적극적으로 수색하는 등 총력 대응 중”이라며 “교육청과 협의해 청소년범죄 예방교육 시 자살예방 교육도 병행해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우울증갤러리 자살 관련 동영상이나 게시글 54건을 삭제해 달라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요청하는 등 온라인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방심위는 오는 12일 우울증갤러리 사이트 자체를 차단할지 논의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우울증갤러리 이용자를 상대로 한 성착취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신대방팸’ 멤버 4명을 최근 피의자로 입건하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