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일 관계 훈풍”… 野 “과거사 표현 부족”

입력 2023-05-09 04:06
기시다 후미오(왼쪽부터) 일본 총리와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면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방한 이틀째인 8일 한일의원연맹 여야 간사단과 면담했다. 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한 반면 연맹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과거사 문제 등을 언급하며 쓴소리를 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시다 총리와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12년 만에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며 “윤석열정부 출범 1년 만에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따뜻한 메시지가 매우 인상적이었고, (윤 대통령에게)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를 제안한 것과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정상회담에서의 약속 표현도 높게 평가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또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일본의 지지를 요청했고, 기시다 총리는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를 전달하고, 기시다 총리가 한국의 후쿠시마 시찰단을 제안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보냈다”면서도 “시찰에 그칠 게 아니라 양국 전문가들의 공동검증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말과 함께 오염수 해양 방류 외에 다양한 대안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면담에서 한국 국민은 기시다 총리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아직 총리께서 ‘아베 시대’를 넘어 ‘기시다 시대’를 열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며 “과거 문제에 대한 보다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면담에서 한 얘기는 아니지만 전날 기시다 총리의 ‘가슴 아프다’라는 표현은 과거 (아키히토) 일왕이 말했던 ‘통석(痛惜)의 염(念)’에 미치지 못하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말했던 ‘회오(悔悟)’도 포함돼 있지 않아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