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수년간 한국 교인들이 죄를 깨닫고 회개한 믿음의 확증을 열매로 보여주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나의 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회심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1900년대 초 한반도에 영적 부흥을 불러일으켰던 캐나다 출신 감리교 의사 로버트 하디 선교사(1865~1949)의 고백이다. 신앙을 가져도 삶이 변하지 않는 조선 교인을 탓하며 오만과 교만의 시선으로 깔보던 자신의 모습을 두고 회개한 것이다. 하디 선교사의 이 같은 회개는 당시 조선 교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회개로 이끌고 성령의 역사로 나타난다. 1903년 ‘원산부흥운동’은 이렇게 퍼져나갔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설립 65주년을 맞아 그간 펼쳐온 오순절 성령운동에 더해 하디 선교사로 촉발된 회개운동을 되새기며 한국교회의 재부흥을 모색한다.
1903년 원산부흥운동은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를 중심으로 한 ‘평양대부흥운동’으로 이어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58년 교회 설립 이래 한국의 영적 부흥을 재차 촉발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로부터 65년이 지난 올해 한국교회는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영적으로 침체돼 있던 신자들의 영성을 다시금 일깨워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하디 선교사에 주목한 이유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여의도 교회에서 ‘리바이블(Re-bible), 리바이벌(Revival)’을 주제로 ‘하디 120주년 및 오순절 성령강림대기도회’를 연다.
이영훈 목사가 17일 기도회 대표 주제를 놓고 설교하며 포문을 연다. 18일부터 21일까지 매일 이기용(신길교회) 한기채(중앙성결교회) 이철(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박동찬(일산광림교회) 목사가 각각 회개, 성령충만, 감사, 축복을 주제로 설교한다. 배우 신현준 김정화, 김유진 변호사 겸 작가, 박위 위라클 대표가 간증자로 나선다.
오는 23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바울성전에서 ‘부흥의 역사와 미래’를 주제로 학술제를 연다. 김헬렌진 미국 에머리대 교수와 민경배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발제자로 나선다. 그 열기는 오는 30일 열리는 창립 65주년 기념 음악회로 이어진다.
이 목사는 “65년 전 천막교회로 시작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라는 사명 완수를 믿음으로 전진해 왔다”면서 “하디 선교사의 회개운동과 오순절 성령 충만의 신앙으로 나타나는 ‘절대긍정’과 ‘절대감사’의 삶을 통해 모든 교역자와 성도들이 믿음으로 힘차게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