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키움증권을 검사 중인 금융당국이 과거 제보를 다시 조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2018년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투자운용본부 고유계정투자(PI)팀 운용에 관여하고 시장 관련 정보를 수시로 보고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의혹은 키움증권이 2018년 4분기 이례적으로 PI팀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을 내면서 퍼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8년 김 회장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키움증권 PI 운용에 김 회장이 일정 부분 관여하고 있고 김 회장의 자금 운용을 돕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 리서치센터 소속 연구원이 PI 운용인력을 대상으로 세미나 등을 통해서 시장 정보를 공유한다는 내용도 있다. 국민일보 취재 결과 복수의 키움증권 직원이 비슷한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G사태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 제보가 회자되고 있다.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폭락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실무부서와 밀접하게 소통했다는 제보여서다. 시장 관련 의혹이 확산한 것은 2018년 4분기 키움증권 PI가 547억원의 평가손실을 내며 실적 ‘어닝쇼크’를 내면서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김 회장이 투자에 직접 관여한다는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 당시 김 회장의 사위가 PI 본부 부장으로 재직 중이어서 이런 소문에 힘을 더했다. 이에 키움증권 관계자는 “PI가 운용하는 자금이 결국은 주주들의 자금이니, 대주주인 회장의 자금을 굴린다고 해석된 것 같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PI는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활용해 투자하고 수익을 내는 업무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PI 관련 부서는 외부 실무 부서는 물론 경영진과도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 교류가 금지돼 있다. 특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당시에는 증권사의 ‘차이니즈월(정보교류차단장치)’ 규제가 완화되기 전이어서 인력 등의 교류는 물론 사무공간도 별도로 두어야 할 때였다.
최근에는 주가조작 일당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김모씨가 키움증권 출신으로 김 회장의 사위와 연관됐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김씨는 투자자들을 만나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김 모 씨가 키움증권에 재직했던 것은 맞지만 김 회장 사위와 친분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농구 대회에 참가해 함께 사진을 찍긴 했지만,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김 회장 사위는 키움증권을 퇴사하고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재직 중으로 베트남에 체류 중이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사하고 있는 사안으로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들어왔던 제보를 종합적으로 다시 한번 살펴볼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