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시간 줄고 공부시간 늘어… 우울한 어린이들

입력 2023-05-05 04:05
연합뉴스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8명 중 7명은 과도한 공부량, 부족한 수면 및 운동량 등으로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극단적 선택 충동을 느낀 아동·청소년은 10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2일~12월 29일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 22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아동행복지수’ 조사에서 응답자 86.9%인 1940명의 행복지수가 ‘하(下)’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2.5%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아동행복지수란 수면·공부·미디어·운동 4가지 생활영역에서 아동의 하루가 어떤지 분석한 뒤 권장시간과 비교해 산출한 행복지수를 뜻한다. 올해 아동행복지수는 4점 만점에 1.66점에 그쳤다. 2021년(1.68점)과 지난해(1.70점)에 비해 더 떨어졌다.

하루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아동은 26.1%였다. 2년 전에 비해 10.4% 포인트나 올라갔다. 과다 공부 아동(초등학생 2시간, 중학생 2시간30분, 고등학생 3시간 이상)은 62.5%로, 2년 전보다 14.5% 포인트나 증가했다. 자는 시간은 줄고 공부하는 시간은 늘어난 것이다. 하루 1시간 미만으로 몸을 움직이는 아동은 90.1%에 달했다.

극단적 선택을 충동적으로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아동은 10.2%였다. 2021년 4.4%, 지난해 7.7%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재단은 “행복지수가 낮은 아이들은 ‘늦은 수면’, ‘집콕’, ‘저녁혼밥’, ‘온라인 여가활동’ 등이 특징이었다”며 “수면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고 아이들이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