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직전에 대량 매도를 해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폭락의 책임자로 김 회장을 지목한 라덕연씨 주장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라씨의 주가조작 혐의뿐 아니라 김 회장 관련 의혹도 함께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3일 키움증권을 통해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매도한 잔고와 거래명세서(사진)를 공개했다. 거래명세서에는 김 회장이 매도한 다우데이타 주식 결제일인 지난 4월 24일 매매대금이 입금된 내역이 기재돼 있다. 김 회장은 당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지분 3.65%)에 대한 매매대금 605억4300만원을 자신의 키움증권 계좌로 입금받았다.
이는 라씨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라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 회장 측이 매도한 금액 600억원을 계좌로 받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돈을 안 받았다면 누군가에게 빌려줬을 가능성이 있고, 받았다면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 측은 블록딜이 진행된 일정도 공개했다. 다우데이타 블록딜은 지난달 초부터 진행된 것으로 지난달 5일 이미 외국계 증권사를 접촉해 절차를 진행했다는 게 김 회장 측 주장이다. 김 회장 측 관계자는 “지난 4월 20일 낮 12시 이후 해외기관에 거래 진행을 통보하면서 당일 장 종료 후 블록딜 거래가 성사됐다”며 “따라서 매도 일자는 (김 회장이) 스스로 결정한 게 아니고 외국계 증권사의 일정에 따라 수동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라씨는 김 회장의 블록딜에 대해 실제 돈을 받지 않고 주식만 오갔다면 무차입 공매도를 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회장 측 관계자는 “주식매매가 익숙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허위사실을 퍼뜨려 사건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키움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들어간 데 이어 다른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키움증권 등기이사로 등록된 김 회장이 사전에 주가 폭락 징후를 파악하고 폭락 직전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는 의혹도 확인할 예정이다. “김 회장이 (증여세를 낮추기 위해) 다우데이타 주식을 대량 매도해 주가폭락을 유발했다”는 라씨의 의혹 제기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전날 김 회장과 키움증권은 라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라씨는 자본시장법상 시장 교란 혐의로 김 회장을 고소한다고 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