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친절 버스 기사에 첫 우수 근로자 표창

입력 2023-05-02 04:07
버스 기사 이성문(가운데)씨가 1일 한성여객운수 하계영업소에서 중앙노동위원회 표창장 및 상패를 받은 뒤 김태기 중앙노동위 위원장(왼쪽),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노동위 제공

중앙노동위원회가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22년 간 버스기사로 일하며 서민들의 안전한 발 역할을 한 한성여객운수 소속 이성문(55)씨를 우수 근로자로 선정해 표창했다.

김태기 중앙노동위 위원장은 서울 노원구 한성여객운수 하계영업소를 직접 방문해 이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중앙노동위는 올해 처음으로 근로자의날을 기념해 노사관계 안정·발전에 기여한 8명을 선정했다. 이씨는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근로자의 ‘숨은 땀방울’을 기리는 조합원 부문 첫 수상자가 됐다.

중앙노동위는 “이씨는 사내 ‘모범기사’ ‘친절기사’ 표창을 받는 등 친절한 서비스로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에 공헌했고, 서울시버스노조 한성여객운수지부의 교육부장 및 운영위원을 역임하며 모범적 모습으로 주변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01년부터 시내버스기사로 일한 이씨는 지난 3월 일본인 관광객이 놓고 내린 8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여권, 비행기표 등을 신속하게 경찰에 전달하고 주인을 찾도록 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2012년 운행 중 승객을 폭행하고 도주한 가해자를 다른 승객 1명과 붙잡아 경찰에 인계한 경험도 있다.

이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상을 받게 돼 상당히 과분하고 민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출퇴근 시간 같은 구간에서 버스를 타는 승객들과 “오늘도 고생하세요” “수고하세요” 같은 인사를 주고 받다보면 자연스레 정이 쌓인다고 했다. 이씨는 “버스 차고지에서 타는 손님들의 얼굴은 대부분 기억한다”며 “하계동에서 서소문까지 출퇴근을 하던 한 승객이 ‘이제 버스를 그만 타게 됐다’며 감사 인사가 담긴 메모와 작은 선물을 주셨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중앙노동위는 이씨 외에도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 등 노조 간부 4명, 노동위의 공익위원 3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노조 간부 4명은 파업 전후 단체협약을 타결하던 관행을 깨고 노동위 사전 조정 제도를 통해 평화롭게 단체협약을 체결한 점 등을 인정받았다. 공익위원들은 적극적인 조정 노력으로 노사 분쟁을 예방한 점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