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사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다우데이타 주식 ‘고점 매도 후 주가 폭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16년 전 김 회장은 보유 중이던 다우데이타 주식 4.15%를 폭락 직전 매도해 63억3600만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를 미리 알고 폭락 전 대량 매도로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김 회장 측은 “폭락 전 매도는 우연”이라고 밝힌 바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7년 1월 9~11일 3거래일 동안 다우데이타 133만2000주(4.15%)를 장내에서 내다 팔았다. 평균 매도가격은 주당 4757원이었다. 당시는 2000년 ‘닷컴버블’ 이후로 폭락한 다우데이타가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을 때였다. 탁월한 매도 타이밍을 잡은 김 회장은 당시 다우데이타 최대주주로 다우기술 회장을 맡고 있었다.
김 회장의 매도 직후 주가는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김 회장은 물량을 세 차례 나눠 팔았는데, 매도 마지막 날인 2007년 1월 11일 다우데이타는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그 이후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1월 23일에는 주당 2960원까지 내려갔다. 김 회장이 지분을 판 지 2개월여 뒤인 3월 중순에서야 다우데이타 주가는 4000원 선을 회복했다.
당시 다우데이타의 주가 상승은 기업가치와 사실상 무관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우데이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5년 만에 새로운 PC 운영체제인 ‘윈도비스타’를 내놓으면서 PC 수요가 늘 것이라는 기대에 상승했다.
상승 속도는 최근 사태와 차이가 있었다. 오랜 기간 조금씩 꾸준히 올랐던 이번 사태와 달리 다우데이타는 2007년 들어 5거래일 만에 50% 넘게 급등했다. 김 회장이 장내에서 주식을 던지기 4거래일 전인 1월 3일 상한가를 기록한 다우데이타는 이튿날에도 상한가에 올라서며 ‘2연상’을 기록했다.
하한가 피해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김 회장의 매도가 끝난 1월 11일 다우데이타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주체는 개인투자자였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14억4800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개인적으로 자금이 필요해 주식을 팔 수는 있지만, 상장사 최대주주로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김 회장의 매도 목적은 채무 상환이었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최근 다우데이타 주가가 폭락하기 2거래일 전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3.65%)를 김 회장이 매도한 데 대해 “충분히 소명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김 회장의 2007년 주식 거래 등에 대해선 “조사 과정에서 나오는 의혹은 모두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