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팀 안양 KGC인삼공사가 챔피언결정전의 판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을 내줬지만 재정비 이후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체력 문제를 노출한 서울 SK를 몰아세웠다.
KGC는 지난 27일 반격에 성공한 뒤 이틀 뒤 적지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도 승리하며 챔프전(7전4선승제) 시리즈 전적을 2승 1패로 만들었다.
오세근은 이번에도 빛났다. 23득점 9리바운드로 1, 2차전에 이어 3차전에서도 20득점 이상 더블더블 급 활약을 펼쳤다. 리그 최고 수비수 문성곤은 SK 공격을 틀어막으며 또다시 존재감을 과시했다. 렌즈 아반도도 14득점으로 제 몫을 120% 해줬다. 작은 신장에도 뛰어난 운동능력을 앞세워 리바운드 7개에 블록까지 2개 기록했다.
김상식 KGC 감독은 2옵션 외국인 대릴 먼로와 식스맨 박지훈에게 공을 돌렸다. 둘은 이날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김 감독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점수가 더 벌어지지 않게 먼로가 잘 해줬다”며 “박지훈도 (공격을) 잘 풀어주면서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SK로선 2차전의 판박이 같은 패배였다. 믿었던 자밀 워니와 김선형의 부진이 뼈아팠다. 1차전에서 나란히 23점·22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던 둘은 2·3차전에서 KGC의 수비에 내내 고전했다. 시즌 내내 이들의 투 맨 게임을 중심으로 판을 짜왔던 만큼 둘이 막히자 흐름이 눈에 띄게 정체됐다.
슛 정확도도 뚝 떨어졌다. 3차전 워니는 2점슛 20개 중 5개(25%), 김선형은 10개 중 2개(20%)만 성공시켰다. 정규리그부터 쉼 없이 달려온 탓에 체력도 떨어졌다. 전반을 37-31로 리드한 채 마쳤지만 3쿼터부터 눈에 띄게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무너졌다. 전희철 SK 감독도 “선수들이 지쳤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최부경이 23득점 9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판을 뒤집기엔 한참 모자랐다.
두 팀은 1일 시리즈의 판도를 걸고 4차전에 나선다. 역대 챔프전에서 2승 1패를 먼저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은 66.7%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