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 경고등’ 증권사들, CFD 리스크 원천봉쇄

입력 2023-04-29 04:07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2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감독원 주최로 열린 증권업계 사장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국내증시 리스크로 확대되며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신규가입 차단 등에 나섰다. ‘깜깜이 거래’로 불리는 CFD가 이번 사태 진원지로 지목되자 증권사로 향하는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빚투’(빚내서 거래)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증권사들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28일 금융감독원은 35개 국내 증권사 사장들을 긴급 소환해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조했다.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에서는 신용융자, CFD 등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반대매매가 발생할 경우 증권시장 불안 요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올해 들어 빚투 거래는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개인의 신용융자 잔고는 20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1.8% 증가했다.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CFD 잔고는 2월 말 기준 3조5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말 대비 52.2% 폭증했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에 CFD 관련 고객 유치 이벤트 등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출발점이 CFD 반대매매로 추정되자 증권사들은 신규 가입 및 매매를 중단하며 선제 조치에 나섰다. 삼성증권이 국내·해외 CFD 계좌의 매매 주문 및 신규 가입을 중단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내달 1일부터 CFD 계좌에서 전 종목 신규 매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앞서 신한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 등은 급락 8개 종목에 대한 매매를 중단한 상태다.

신용융자 비율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연쇄 폭락 우려가 나오면서 일부 종목에 대한 신용대출도 중단했다. 지난 24일 하한가로 내려앉은 8개 종목은 대다수 증권사에서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분류됐다. 일부 증권사는 최근 주가가 이상 급등한 2차전지 관련주도 빚투 불가 종목에 포함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