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수출된 한국의 주력 전차 K2(사진)가 유럽에서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육상 전력의 균형을 무너뜨릴 ‘게임 체인저’라는 분석이 나왔다. 동아시아 안보전문가인 A B 에이브럼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매트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에이브럼스는 “지난 3월 폴란드 육군이 배포한 사진은 한국산 K2 흑표 전차가 지난해 7월 주문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놀라운 속도로 실전배치됐음을 보여준다”고 썼다.
이어 “한국 방위산업, 특히 육상무기 생산은 여러 척도를 통해 평가해도 나토군 호환 장비를 생산하는 국가 중 가장 건실하다”며 “이는 서구의 전반적인 전투력에 매우 가치 있는 지점”이라고 평했다. 또 “경쟁력 있는 한국 방위산업의 존재가 서방 전체의 우크라이나 지원 능력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한국산 무기를 구매하면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러시아산 및 독일산 구형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에이브럼스는 “더 최근 사례로는 이달 초 미국의 대규모 한국산 군수품 주문을 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한국산 탄약을 대량 구매하는 대신 기존 탄약을 나토군에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K2 전차가 유럽 서방국에 들어간 사실 자체가 큰 의미라는 평가도 개진했다. 에이브럼스는 “서방이 냉전 이후 새 전차에 대한 진지한 투자를 멈추자 러시아 역시 현실에 안주해 왔다”며 “더 현대화된 한국산 전차가 나토에 대량으로 신속 도입된다는 것은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