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청년층의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0대의 경우 기준금리가 3% 포인트 인상되는 동안 연간 소비액이 90만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6일 발표한 ‘금리인상에 따른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0% 포인트 인상될 때마다 대출이 있는 사람들의 연간 소비는 13만2000원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젊은층일수록 소비는 더 위축됐다. 20대의 경우 기준금리 1.0% 포인트 인상 시 연간 소비가 29만9000원, 30대는 20만4000원이 각각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조건에서 60대 이상의 연간 소비 감소액이 3만6000원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2021년 이후 기준금리가 0.5%에서 3.5%로 3.0% 포인트 오른 점을 감안하면 20대와 30대의 연간 소비는 각각 89만6000원, 61만3000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청년층 소비 감소가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진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큰 대출액 부담이 꼽혔다. 자산이 적은 청년층은 전체 대출액 중 주거 관련 대출액 비중이 82.4~85.0%에 이른다. 40대 이상 중장년층(63.6~73.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대출 총액 자체가 급증했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인상되자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미루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청년층은 저축보다 대출 수요가 높은 만큼 합리적 수준에서 부채를 보유할 수 있도록 부동산 시장 관리나 대출 규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