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이 행복감 높다는데… ‘찐 기독인’은 줄었다

입력 2023-04-27 03:05
종교를 가진 신앙인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독실한 기독교인의 신앙이 많이 옅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시카고대 전국여론조사센터(NORC)가 지난달 미국 성인 10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12%였다. NORC의 2018년 종합사회조사(GSS) 결과와 비교하면 19.6%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반면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은 30%로 같은 기간 17.5% 포인트 치솟았다. 눈길을 끄는 건 ‘매우 행복하다’고 답한 응답자들의 가치관이다. 이들이 삶 가운데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관으로 신앙심(68%·중복응답)을 꼽았다. 이어 결혼생활(67%), 공동체(40%) 등의 순이었다.

한편 팬데믹은 신앙심의 유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애리조나기독교대학(ACU) 문화연구센터의 조지 바나 연구소장이 만 18세 이상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조사한 결과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칭한다”는 응답은 68%였다. 팬데믹이 본격화됐던 2020년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하나님이 주신 소명·삶의 목적이 있다”는 답변은 46%로 20% 포인트나 하락했다.

거듭남을 경험한, 소위 ‘찐 기독교인’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하나님이 주신 소명·삶의 목적이 있다”고 응답한 이는 46%로 3년 만에 42% 포인트나 급락했다.

바나 연구소장은 급격한 수치 변화를 두고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종교적 신념이란 대부분 몇 년이 아닌 몇 세대에 걸쳐서 변하는데, 팬데믹이 전반적인 삶의 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