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빚을 내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리스크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2차전지 열풍과 함께 가파르게 증가한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시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4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최대치다. 특히 올 들어 증가한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는 코스피(1조945억원)의 배가 넘는 2조8062억원이었다. 이는 올해 개인투자자 코스닥 순매수 규모의 43%에 해당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고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돈을 갚지 못하거나 매수 뒤 단기간에 주가가 급락하면 주식을 강제로 팔아 대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를 실행한다. 이런 이유로 신용거래융자 증가는 증시 하락의 전조로 해석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증하면서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한도를 축소하고 있다. 신용비율이 높은 특정 종목에 대해서 신용거래를 중단하는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침체 우려가 있는 만큼 신용거래융자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