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에 등장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과 관련한 내용이 조작이라 주장하며 이를 온라인에 확산시키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SNS 인스타그램의 한 이용자는 지난 19일 “‘나는 신이다’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정씨의 설교 내용을 왜곡 편집했다”는 글을 익명으로 작성했다.
이 게시자는 사흘 뒤 “법원은 JMS 성범죄 피해자의 녹취파일이 사본이라는 이유로 채택하지 않았다”며 “이 정도면 피해자가 원본을 일부러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글을 잇따라 게시했다. 그는 처음 글을 올린 날인 지난 3일부터 24일까지 총 38개의 글을 작성했다. 하루에 약 1.8개씩 올린 셈이다.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게시글은 8500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게시자는 “다큐멘터리 내용 중 뜨거운 논란을 빚은 정씨의 음성 자료가 조작됐다”며 “정씨의 목소리와 남성의 신음소리가 같이 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거짓된 자료”라고 주장했다.
반JMS 활동가 김도형 교수는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씨의 변호인 측에서도 주장하지 않는 내용을 비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녹음 파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변호인들도 법정 내에서 녹취록을 트는 것을 기피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게시글들이 성폭행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심동섭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피해자들의 증언은 거짓말이 아니었고 실제로 정씨는 구속된 상태다. SNS에서의 주장은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단 전문가들은 인스타그램 게시글이 JMS의 내부 결속 전략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JMS의 범죄들은 지도부도 전부 알고 있고 진실”이라며 “신도들을 결속하려는 뻔한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도 “이단·사이비는 소란을 잠재우기 위해 언론 노출, 소송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며 “이번 인스타그램 게시글도 내부 동요자나 이탈자를 막기 위한 대안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