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파견된 한국수자원공사(수공) 직원이 현지 법인에서 8억원대 공금을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수공 등에 따르면 조지아 현지 법인 ‘JSC넨스크라하이드로’에 파견돼 있던 직원 A씨가 지난 1월 160만 라리(약 8억5000만원)를 횡령한 혐의로 현지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JSC넨스크라하이드로는 현지의 발전용 댐 건설 관련 행정 절차와 보상 문제 처리를 위해 수공과 조지아 정부가 합작해서 세운 법인이다.
A씨는 올 1월 9~16일 회사 계좌에 있던 돈을 이체한 뒤 같은 달 17일 출국을 시도하다가 공항에서 체포됐다. 지난해 초 JSC넨스크라하이드로에 파견된 A씨는 기존 회계직원이 그만두면서 임시로 회계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자금 인출·승인부터 자금 현황 보고 업무까지 모두 A씨 혼자 담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일정 금액을 넘지 않으면 은행에서 이체 알림을 보내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1주일간 소액을 반복해서 빼돌렸다. JSC넨스크라하이드로 측은 무단결근한 A씨의 행방을 찾는 과정에서 횡령 사실을 발견했다. A씨는 검거된 직후 횡령액을 갚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공은 2021년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 관련 85억원 횡령 사건이 불거진 이후 ‘재무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했지만, 외국 정부와 함께 진행하는 사업에서까지 횡령이 벌어지면서 내부 관리·통제 부실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공 관계자는 “현지 법인의 자금 체계 개선은 지난 2월 완료됐다”며 “조지아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A씨에 대한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