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자 비긴즈] 추운 겨울날 예배물품 구입하러 가구 마트 갔는데…

입력 2023-04-25 03:07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네 별명은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대한민국을 들썩이며 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하는 대사다. 주인공 우영우는 자신의 단짝 친구 최수연에게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과거로 돌아가 자신을 대했던 친구의 행동들을 캡처해 둔 사진 설명하듯 별명의 이유까지 정확하게 밝히면서 말이다.

교회 개척의 순간과 정말 딱 맞닿아 있는 대사가 아닐 수 없다. 11월 어느 날. 몸도 춥고 마음은 유난히 더 추웠던 그 날, 목요 찬양예배 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물품을 준비할 요량으로 한 가구 전문 대형마트로 향했다.

크고 작은 쇼룸을 채우고 있는 가구며 인테리어 물품들이 어찌나 멋지고 아름다운지. ‘저런 공간에서 예배드리고 성경공부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작은 예배 처소 하나가 갈급한 유목민 개척자에겐 쇼룸 하나하나가 겟세마네 동산, 갈릴리 마을처럼 느껴졌다.

소비자는 주머니가 가벼울수록 입도 가벼워진다. 입이 무거울 새 없이 묻고 따져야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 곳곳에서 만나는 여러 도움의 손길들을 통해 예배에 필요한 물건을 카트에 담았다. 별로 담은 것 같지도 않은데 스마트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흠칫 놀랄만한 숫자가 나왔다.

물건을 주섬주섬 정리하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카드를 발급해주는 창구 앞을 지나가는데 한 여사님이 날 부른다. ‘아… 호객행위는 딱 질색인데.’ (※전체 내용은 더미션 홈페이지(themission.co.kr)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이영은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