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서 고성까지 250㎞ 행진… “복음통일이여 오라”

입력 2023-04-24 03:01
엔씨엠엔의 ‘2023 통일을 여는 DMZ 155마일 기도행진’ 마지막 날인 21일 참가자들이 강원도 고성 지역을 걷고 있다. 고성=신석현 포토그래퍼

교회와 초등학교 이름 앞에 붙인 설명이 낯설다. 동해 최북단 ‘명파초등학교’, 금강산 가는 길 ‘명파교회’다. 강원도 고성통일전망대로 가는 길에 만난 낯선 풍경이다. 지난 21일 이 길을 30여명의 사람이 걸었다.

걷기 행렬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엔씨엠엔(NCMN·대표 김미진)이 마련한 ‘2023 통일을 여는 비무장지대(DMZ) 155마일 기도행진’이다. NCMN은 이웃섬김 활동 등을 펼치는 선교단체로 2012년 홍성건 목사가 설립했다.

NCMN 관계자는 “이스라엘 민족이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 뒤 70년 후 돌아왔다”며 “행진에 참여한 이들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회복을 기대하며 걸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기도행진은 앞서 지난 10일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출발해 이날 고성통일전망대까지 11일간 계속됐다. 참가자들은 DMZ 코스 250㎞(약 155마일)를 매일 15~20㎞씩 걸었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구간인 강화평화전망대(1구간), 철원평화전망대(5구간)와 고성통일전망대(11구간)를 거치기도 했다. NCMN 10개 지부와 다음세대팀 기업팀 등 참가자 450여명은 릴레이하듯 11일을 걸었다. 50여명 스태프도 일정 내내 참가자들과 함께 걸었다.

기도행진 일정엔 기도와 찬양, 예배가 필수였다. 출발 전과 점심식사 시간, 그리고 걷기 일정을 마친 후 매일 세 차례씩 예배를 드렸다. 중보기도자 300명은 유튜브를 시청하며 기도했다. 걷기에서도 찬양과 기도를 병행했다. 누군가 찬양 ‘문들아 머리 들어라’를 부르자 어느새 합창으로 번졌다. 세 곳의 민통선에선 북한 땅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철원 지역을 걸은 조유나(12)양은 “걸을 때 힘들었는데 북녘땅을 바라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꼈다. 복음 통일의 발걸음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삼척 관동명성교회 박민자(59) 사모도 “기도하기 위해 참석했다. 내년엔 목사님, 성도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고성=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