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당황스럽네… “누누티비에 감사” 불법 추앙하는 이용자들

입력 2023-04-24 00:03

영상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둘러싼 논란이 끝나지 않고 있다. 정부의 거센 압박에 ‘누누티비’는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누누티비에 감사했다는 마음을 표시하는 이른바 ‘추모사이트(사진)’가 등장했다.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별다른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는 이용자들은 여전하다. 여기에다 ‘제2의 누누티비’를 찾으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OTT 업계에 따르면 누누티비에서 서비스를 종료한 뒤, 한 이용자가 ‘누누티비 추모사이트’를 만들어 공개했다. 그는 “누누티비에서 영화, 드라마, 예능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무료로 즐길 수 있었다. 얇은 지갑을 지켜주고 공감대를 만들어줬던 누누 고마웠다”고 했다. 사이트에는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추모 공간도 있다. 한 이용자는 “누누의 헌신에 감사한다.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역사상 최고”라고 남겼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찾는 수요가 여전하다 보니, OTT 업계에서는 언제든지 ‘제2의 누누티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불안해 한다. 지난 20일에는 텔레그램을 통해 “누누티비 시즌2를 시작한다”는 가짜 정보가 퍼지기도 했다. 기존 누누티비 텔레그램 계정이 “재오픈 계획은 없다”고 해명하면서 일종의 ‘사칭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누누티비 시즌2 불발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용자가 있는가 하면, 회원제 방식으로 운영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와 관련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번졌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다 당국 압박이 거세지자 서비스를 종료한 사이트를 그동안 양질의 서비스를 정의롭게 제공했던 것처럼 치켜세우는 게 황당하다. 이용자들이 여전히 왜곡된 인식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주소 차단에 나섰지만, 도메인 변경으로 쉽게 ‘그물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 보니 미봉책에 그친다.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설치해 접속하게끔 하는 응용프로그램 패키지(APK)를 활용하면 정부의 접속 차단책은 무용지물이 된다. 이에 정부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운영자에게 직접적 피해를 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누누티비에 대한 대처과정에서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게 치명적 손해를 주는 방안이 무엇이었는지 분석해보겠다. 기술적으로도 강하게 제재할 수 있을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