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고고바이블’ 재밌게 시청했나요? 그럼 목사님이 퀴즈를 낼게요. 하나님께서 여섯째 날 무엇을 만드셨죠?”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상가건물 3층에 자리한 서울우리교회 주일 오후 예배시간. 기독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퐁당’의 다음세대 성경 읽기 콘텐츠 ‘고고바이블’ 영상 시청이 끝난 뒤 허인행(56) 목사가 퀴즈를 냈다. 아이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고 “저요!” “저요!”를 외쳤다. 아직 교회 성도로 등록하지 않았지만, 예배에 참석해 하나님을 알아가고 있는 현경빈(14) 군이 “사람을 창조하셨어요”라고 대답하자 성도들이 큰 박수로 축하했다.
지난 16일 만난 허 목사는 “만화 형식의 그림 캐릭터 ‘비블로’가 성경 말씀을 소개하고 AI(인공지능)가 말씀을 생동감 있게 읽어주는 ‘고고바이블’을 통해 매주 다음세대 아이들이 성경 말씀을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면서 “교육부서의 목회자를 모실 수 없는 개척교회 현장에서는 퐁당 콘텐츠가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목사는 2014년 2월 백승민 사모와 아들딸, 청년 1명과 교회를 개척했다. 이곳에 교회를 세운 이유는 단 하나,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과 비전 때문이었다. 덕의초등학교가 인접해있고 다른 곳에 비해 학급수가 많아 전도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허 목사와 백 사모는 개척 후 9년간 매주 교회 인근에 있는 덕의근린공원을 방문해 아이들을 전도하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같은 자리를 지키며 공원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신뢰를 쌓았다 해도 아이들이 교회 문턱을 넘기까지는 1년이 걸렸다. 그러나 한번 교회에 나온 아이들은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 자녀들을 따라 교회에 첫발을 들이게 된 부모들도 성도가 됐다. 개척교회임에도 수평 이동 성도(교회에 다니던 교인이 자의적으로 다른 교회로 출석교회를 옮기는 것)를 받지 않아 40여명의 성도들은 전부 초신자들이다.
‘초신자 성도들이 성경에 좀 더 쉽게 다가가게 할 순 없을까?’ 이런 고민 끝에 허 목사는 2년 전부터 기독 OTT 플랫폼 퐁당 콘텐츠를 활용해오고 있다. 어른들을 위한 ‘하루20분 공동체성경읽기’, 어린이들을 위한 ‘고고바이블’ 콘텐츠를 이용해 성경 1독을 권하고 있다. 교회별로 페이지를 구성할 수 있어 성도들의 성경 읽기 진도율을 체크해 독려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김연미(44) 성도는 “콘텐츠에서 유명 목회자와 교수가 성경 본문의 배경과 말씀을 요약해 주기 때문에 성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성우들이 성경을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생동감 있게 읽어 말씀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줘서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했다.
허 목사는 “어린이와 성인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는 물론,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퐁당교회학교 어린이예배’까지 현장에서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다만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퐁당 콘텐츠의 보완과 자료가 조금 더 많이 제공됐으면 한다”며 “다음 달에 진행될 퐁당 콘퍼런스에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 하고 싶다”고 말했다.
CGN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성도들의 건강한 신앙 양육과 특히 다음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건강한 기독 미디어 콘텐츠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21년 퐁당을 론칭했다. 국내 최초 기독 OTT 플랫폼 퐁당에서는 말씀, 큐티, 신앙 양육 프로그램, 성경 애니메이션, 기독 영화 등 2만 8000여 편의 콘텐츠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단순히 콘텐츠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목회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회 맞춤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목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 달 29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목회자와 신학생, 기독 미디어 사역자 등을 대상으로 ‘AI시대, 교회의 미디어 솔루션은?’이라는 주제로 ‘퐁당 미디어 콘퍼런스 2023’를 개최한다.
삼성전자 이인용 고문, AI 전문 업체인 디엠랩(DMLab) 데이비드 전 대표, ‘유버전성경’의 창립자 바비 그룬왈드 목사(라이프처치 온라인사역 총괄),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가 강사로 나선다.
CGN 이용경 대표는 “미디어 수용자들에게 퐁당 플랫폼이 익숙하게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콘텐츠 수용자들이 조금 더 유익한 기독 콘텐츠를 퐁당에서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를 한국교회와 공유하기 위한 콘퍼런스 자리에 많은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참여해 현장의 의견도 전달해 주고 우리보다 앞선 해외 교회 사례도 참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퐁당 미디어 콘퍼런스 2023’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등록비는 개인 3만원, 신학생은 무료다. 퐁당 네트워크교회로 등록하면 2인까지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사전 신청 기간은 다음 달 21일까지다. 자세한 내용은 퐁당 및 CGN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