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0일 의원총회를 열고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의 ‘즉시 귀국’을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의총은 돈봉투 의혹이 터져 나온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의총이었다.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윤관석 이성만 의원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조기귀국 요청에 나흘째 응하지 않아 이 대표의 리더십까지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가 즉각 귀국해서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면서 “그것이 당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민과 당에 대한 기본적 도리라는 데 뜻을 모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의원들의 뜻을 프랑스에 있는 송 전 대표도 충분히 감안해 향후 본인 입장과 행동을 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기귀국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송 전 대표를 향해 당내에서 자진 탈당이나 강제 출당 요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의총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불거진 전당대회 관련 의혹으로 정치 개혁을 바라는 국민과 당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면서 “이에 당 지도부가 이미 사과했으나 (의원들이 다시)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를 향한 성토도 이어졌다. 비명(비이재명)계 한 의원은 “송 전 대표가 계속 귀국을 거부할 경우 내부 비판의 수위가 자진 탈당에서 출당·제명 순으로 더욱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송 전 대표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본다. 들어와도 끝이고, 안 들어와도 끝”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송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의원들이 직접 파리로 가서 설득해 함께 들어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전했다.
송 전 대표는 의원들의 조기귀국 요청이 이어지자 최근 “알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송 대표가 예정보다 일찍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다만 실제 조기귀국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도 균열이 감지된다. 비명계는 이번 의혹에 대한 지도부의 대처 방식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표에 있는 한, 본인의 흠이 있든 없든 해야 할 직무가 있다면 아주 칼날처럼 추상처럼 해내야 한다”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당 지도부도 답답한 상황이다.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송 전 대표 본인이 결정하기 전까지 당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송 전 대표에게 구인장이라도 보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장군 신용일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