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전 세계에 ‘K-무비’ 붐을 일으킨 영화 ‘올드보이’와 ‘기생충’ 주연 역할을 거절한 일을 회상하며 “후회했다”고 고백했다. 이병헌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맥카우홀에서 열린 ‘한류의 미래: 글로벌 무대의 한국영화’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병헌은 영어로 배우가 되기까지의 경험을 소개하고 청중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역할을 거절해 후회한 적이 있느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기생충, 올드보이, ‘헤어질 결심’ 등을 언급하며 “이미 다른 (영화)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답하곤 크게 웃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올드보이는 2004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기생충은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받은 작품이다. 헤어질 결심은 올해 아시아필름어워즈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오징어게임 2’에 출연하는 이병헌은 영화 ‘JSA’를 통해 영화배우로서의 자세가 바뀌었다고도 했다. 그는 “그 영화 전까지 캐릭터에 더 신경을 썼다면 이후엔 대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청중 질문에 대부분 영어로 답한 이병헌은 “영어는 고교 2학년 때 학원을 대충 다닌 게 전부다. 할리우드에서도 교육받은 적 없다”며 “오늘 행사를 위해 난생처음 두 달 동안 영어공부를 했다”고 했다. 영화든 드라마든 스토리와 감독이 좋다면 가리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이 “한국 배우들에게 큰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