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저주·막말의 세계 뚫고 나와 당신의 혀를 제어하라

입력 2023-04-21 03:04
게티이미지뱅크

말과 혀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요즘 한국 사회에 넘쳐나는 혐오와 막말 등 거친 표현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온유하던 기독교인조차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특정 이데올로기나 세계관을 맞닥뜨렸을 때는 돌변하면서 저주에 가까운 말을 쏟아낸다. 혀를 제어하라는 성경의 말씀은 온데간데없다.

이런 현실에서 이 책은 반갑다. 6명의 필자는 말의 힘과 하나님의 경이로움에 초점을 맞추면서 말에 관한 성경적 관점을 보여준다. 우선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조직신학 교수를 역임한 싱클레어 퍼거슨은 혀의 사용에 대해 가장 많이 논의되는 대표적 성경인 야고보서(3장 1~12절)를 다룬다.

그는 “야고보서는 지혜와 경고의 말로 장식된 한 편의 긴 설교와 같다”면서 “영적 성숙이 혀의 사용을 통해 증명된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밝힌다. 혀를 제어하는 것은 온전한 사람,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가장 분명한 표시이며 자기 제어(절제)의 열매라는 것이다.

퍼거슨 교수는 말을 제어하려고 노력했던 조너선 에드워즈의 ‘결심’을 인용하는데 오늘의 성도들이 바로 적용해도 좋다. 에드워즈는 ‘절대로 타인을 비판하지 않겠다’ ‘순전하고 단순한 사실 외에는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 ‘그 누구에 대해서도 나쁘게 말하지 않겠다’ ‘내가 하는 모든 말이 유익이 되게 하겠다’고 결심했다.


유창한 말은 어떻게 봐야 할까. 유창함은 십자가의 능력을 방해하는 것인가. 존 파이퍼 디자이어링갓미니스트리 목사는 좋은 유창함과 나쁜 유창함을 구분한다. 자신을 드러내고 하나님을 축소하거나 무시하려는 동기에서 나온 유창함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반면 그리스도를 높이는 유창함은 권장해야 한다. 파이퍼 목사는 “성경은 각종 문학적 도구로 가득한 유창함으로 넘치기에 우리도 듣는 사람이 흥미를 잃지 않고 더 공감하며 말씀을 더 강하게 느끼도록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크 드리스콜 시애틀 마스힐교회 목사는 말의 균형을 강조한다. 성경에는 사랑에서 비롯된 부드러운 말과 거친 말이 함께 들어 있으며 하나님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말씀하셨다. 그는 목회적 관점에서 양들을 위해 꾸짖음 책망 경책이 필요한 때도 있다면서도 양을 해치는 늑대에 대해서는 분노와 대적의 직격탄을 날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책은 이 외에도 ‘우리 마음을 다스리는 자가 말도 다스린다’(폴 트립), ‘후대에 복음의 이야기를 들려주다’(대니얼 테일러), ‘우리가 찬양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밥 코플린) 등을 실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